첩보하는 일입니다. 일본 육군 소좌(少佐)인 길현정(吉見精)이 일인 통사(日人通事, 일본인 통역)로 하여금 보내온 말에,
“귀국(貴國) 경성(京城)의 전보 총국(電報摠局)을 이미 우리나라 사람에게 소속시키기로 허가하였으니 대구 전보 분국(大邱電報分局)도 또한 똑같이 우리에게 소속하기로 허가하면 경성의 총국을 온전히 돌려줄 때 차례로 똑같이 온전히 돌려줄 것이다. 대구 분국을 즉시 우리나라 사람에게 주는 것이 좋겠다.”
라고 고청(固請)을 계속하면서 매우 다급하게 독촉하는데, 분국을 그들에게 소속시키기로 허가한다는 말이 이미 사리상 전혀 온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또 긴박하고 중요한 곳에 관계되니 영문(營門)이 함부로 결정할 수 없고 사리에 근거하여 자세히 말해 주었으나 끝내 곧이듣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에 사실에 근거하여 첩보하오니 참작하여 의논하신 뒤에 위의 일인(日人)이 요청한 대구 전보 분국에 관한 일을 좌우간에 속히 뚜렷하게 처분해 주어 회답하도록 해 주소서.
의정부(議政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