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경무서에 체포 수감되어 있는 동학 거괴(巨魁) 김준홍(金準弘)・류덕장(柳德長)・김성초(金成初)・장한여(張漢汝)・이치옥(李致玉)・이관동(李關東)・이용구(李龍九) 등 일곱 놈을 방금 법률에 의거하여 선고하고 안을 작성하여 질보(質報)하였던바, 총순(總巡) 곽경근(郭慶根)의 보고서를 받아 보니 그 안에,
“음력 3월 초4일 미시(未時, 13~15시)에 간수 곽복만(郭卜萬)이 보고하기를, ‘경무서에 구금되어 있는 동학 거괴 가운데 이관동이 몸에 병이 나 몹시 아프다가 그날 미시에 죽게 되었다’고 하기에, 몸소 살펴 적간(摘奸)해 보니 나이 56세가량의 남자가 감방 내 갈자리[蘆席] 위에 반듯하게 누워 죽어 있었습니다. 살펴보니 입고 있는 옷은 당목면(唐木綿) 저고리 한 벌과 백목면(白木綿) 바지 한 벌과 백목 버선 한 벌이었습니다. 차차 조사해 보니 키가 5척 4촌이요, 머리카락은 팽팽하고, 두 손은 가볍게 쥐고 있고, 몸의 앞뒷면 살빛이 경직되어 누렇고, 입과 눈은 닫혔으며, 복부는 우묵하게 들어갔고, 목구멍과 항문에 은비녀를 써 보았으나 색이 변하지 않았으며, 몸 언저리와 아래위에 다른 상흔이 없으니 병으로 죽게 된 것이 확실하기에 초석(草席) 하나로 덮어 안치하고 이에 보고합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시신은 꺼내어 묻으라 한바, 이 죄수가 법의 처벌을 받기 전에 죽게 되어 매우 애석하기에 이에 보고하오니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광무 4년(1900) 4월 4일
전라북도재판소 판사 이완용
의정부찬정 법부대신 서리 의정부참정 김성근 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