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前官)의 관황(官況, 관원의 봉급)을 추심(推尋)하는 차에 도승지의 편지와 내무부의 관문(關文)이 왔기에 이를 올립니다. 이것은 관황이어서 사채(私債)와는 다르니, 이것을 모두 지급하고 관직을 떠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또 각하께 진달된 모모처(某某處)의 편지가 있다고 합니다.
지난번의 편지를 이미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삼가 밤사이에 정사 살피는 체후가 더욱 안녕하시고 가내의 형편이 두루 평안하였기를 바라는 마음 한량없습니다. 저는 공사 간에 괴로움이 많아 좋은 일이라고는 전혀 없으나, 오직 친족이 안녕한 것만은 다행스럽습니다. 읍의 일로 바쁜 와중에 이런 부탁을 드리오나, 처리하지 않을 수 없으니 부디 헛되이 돌려보내지 않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나머지는 차후에 따로 아뢰겠습니다. 갖추지 못하고 글 올립니다.
갑오년(1894, 고종31) 5월 21일 기하(記下) 배(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