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같이 통유(通諭)합니다. 뿌리를 뽑아 버리는 것은 벌목할 때의 법칙이고, 가라지를 제거하는 것은 농사를 다스릴 때의 급선무입니다. 지금 동학이 온 나라를 물들이되 먼저 삼남(三南)에서 주창하여 애달픈 우리 생령(生靈)들이 끝도 없이 놀라 혼란에 빠지고 있습니다. 이는 양(陽)의 하늘이 비록 –원문 1자 결락- 것이지만 그늘진 벼랑의 험한 곳에 거센 바람이 불어야 반드시 굳센 풀이 있는 법입니다. 다행히 지금 경위(涇渭)가 이미 분명해졌고 기나긴 밤이 다시 열려 밝아졌습니다. 이에 소모사(召募使)가 명령을 선포하여 약정(約正)이 임명되고 집강(執綱)이 군대를 내었으니, 내달 초하루까지 적들을 토벌하여 사로잡는다면 사람들이 혹 안도할 것입니다. 이 어찌 기뻐하며 박수 칠 일이 아니겠습니까. 영칙(令勅)에 따라 5일 동안 훈련하는 것이 모두 방어하는 계책이니, 이번 24일에 한 집도 빠짐없이 각자 무기를 가지고 죽암(竹岩) 장터에서 크게 모인다면 천만다행이겠습니다.
갑오년(1894, 고종31) 11월 21일
도총장
○상오(上五)
하오(下五)
장각동(長角洞)
광정(光亭)
추신. 이 통문을 차례차례 돌려 보이십시오. -원문 2자 결락- 동(洞)은 오가작통(五家作統) 하고 -원문 2자 결락- 면(面)의 작통(作統)의 사례로 -원문 3자 결락-에 구애받지 말고 전부 통(統) 안에 넣으십시오. 글을 보내어 귀순하는 자가 있으면 편성된 대오에 들이는 것을 허락해 주고, -원문 1자 결락-가 없는 자는 허락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