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같이 통유(通諭)합니다. 지금 이 비적(匪賊)들이 창궐하여 위로는 조정을 근심하게 만들고 아래로는 백성들에게 해악을 끼치니, 누가 이를 분개하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저희들은 장차 뿌리를 뽑아 쓸어버릴 뜻으로 경내의 유자들과 일제히 모여 의병을 일으켜서 역적을 토벌하려 하고 있었는데, 귀읍(貴邑)에서 벌써 대의에 따라 의병을 일으켰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귀읍과 저희는 이웃 고을에 살고 있는데도 오히려 이렇게 조용히 들리는 말이 없으니, 이는 무슨 곡절입니까. 장차 관망하고자 해서 그런 것입니까? 매우 개탄스럽습니다. 한 줄기 사기(士氣)의 유무가 오로지 이 일의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 연유를 통고합니다. 상세히 회시(回示)해 주시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
위 글을 해미(海美)의 여러 유생들 좌전(座前)에 통고합니다.
갑오년(1894, 고종31) 12월 15일
서산(瑞山) 유회장(儒會長) 조(趙) (서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