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順天) 대구(大龜)
조 석사(趙碩士) 댁 회납(回納)
안사(按使) 답장
삼가 회화나무 꽃이 누렇게 물든 때에 상중(喪中)의 체후(體候)가 호전되었다는 것을 가서 보고 잘 알게 되었으니 매우 위로가 됩니다. 저 [記下]의 질병과 잡무는 전날에 비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하고 괴롭습니다. 지방이 안정되지 않았고 일본군이 또 부(府)에 들어왔지만 책응(策應)이 많이 옹색하여 세인들의 마음이 따라서 소란스러우니 매우 우려하고 탄식할 만합니다. 바빠서 다 갖추지 못하고 사례합니다.
윤월(閏月) 28일 기하(記下) 도재(道宰) 배(拜)
보여 주신 정자(亭子)의 시는 까맣게 기억하지 못하니 볼품없는 시구(詩句)라고 말씀하신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