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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1894년 동학농민혁명 기록문서 一八九四年 東學農民革命 記錄文書
일러두기

하첩

행 현감(行縣監)이 다음과 같이 하첩한다. 딱한 이 곤궁한 백성들이 이미 큰 기근을 겪었다가 이런 보리 풍년을 만나 거의 회복되었는데, 뜻밖의 눈앞에 닥친 좋지 못한 상황으로 반드시 민심을 흔드는 소요와 유언비어가 있을 것이다.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세 번 전해지면 거짓과 진실을 분별할 수 없고, 마을의 개가 백 번 짖으면 소리와 그림자가 모두 의심스러워지며, 융성함이 지극했다가 무너지면 그 사이에 요망한 싹이 트는 법이니, 이는 옛 시절에도 혹 그러하였는데 하물며 지금이야 무슨 괴이할 것이 있겠는가.

아! 저 동학(東學)의 군대는 비록 무기를 훔쳐 황지(潢池)에서 장난을 치는 것에 불과하지만, 돌아보건대 우리 명을 받들어 행하는 백성들은 반드시 고랑(皐狼)의 재앙을 진정시킬 것이다. 그런데 고부(古阜)에서 소요를 일으켜 금구(金溝)까지 미쳤으니 백성들의 심지(心志)가 혹 동요되기도 하겠으나, 명을 잘 따르면 조상의 사당에서 상을 주고 명을 잘 따르지 않으면 사직에서 죽여서 삼군(三軍)의 율령(律令)이 바야흐로 엄정하니, 표범과 같이 날랜 군사가 출동하는 것은 시원스레 만족시켜 주는 방도에 불과하고, 쥐나 개가 도둑질하고 상하게 하는 것은 깊이 우려할 만한 일이 못 된다. 별종의 사악한 무리가 소요를 일으키는 것은 다른 읍은 혹 그렇더라도 이 읍은 그렇지 않았다.

정도에 지나친 각종의 공납(公納) 문제는 어느 때인들 급선무가 아니었겠는가마는 지금은 더욱 급선무이니, 만약 혹여 민심이 흩어져 유언비어를 좋아한다면 훗날에 반드시 큰 후회가 있을 것이고, 또 혹여 관망하기만 하고 공납을 납부하지 않는다면 지금 다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특별히 신칙하여 효유(曉諭)하노니, 어리석은 백성들이 각각 잘 알아서 그 편안한 바를 편안히 여기고 납부할 바를 납부하게 하여, 위반해서 죄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마땅할 것이다. 잘 살펴 시행하도록 이 하첩이 잘 도착하기를 바람.

이 하첩을 읍의 향약장(鄕約長)은 준수할 것.

갑오년(1894, 고종31) 4월 일 발(發)

첩(帖) (서압)

주석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세 번 전해지면 거짓과 진실을 분별할 수 없고, 여러 사람이 말하면 사실이 아닌 일도 사실로 굳어져서 진상을 밝히기 어렵다는 말이다. 『회남자(淮南子)』 「설산훈(說山訓)」에 “세 사람만 모이면 저자에 호랑이도 만든다.[三人成市虎]”라고 하였다.
비록 무기를 훔쳐 황지(潢池)에서 장난을 치는 것에 불과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고 수령들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일으킨 농민들의 반란을 말한다. 황지는 물이 고여 만들어진 작은 못을 가리키는데, 한(漢)나라 공수(龔遂)가 선제(宣帝)의 하문을 받고는 “이번의 반란은 기한(飢寒)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관리들이 제대로 돌보아 주지 않자, 폐하의 어린아이들이 폐하의 무기를 슬쩍 훔쳐서 황지 가운데에서 한 번 장난을 쳐 본 것일 따름입니다.”라고 답변했던 고사가 있다.『漢書卷89 龔遂傳』
고랑(皐狼)의 재앙 ‘고랑’은 조양자(趙襄子)의 땅인 채고랑(蔡皐狼)을 말하는데, 진(晉)의 지백(智伯)이 조양자에게 고랑을 요구했다가 주지 않자 조나라를 침략하였으나 결국은 이로 인해 지백이 멸망한 고사가 있다. 터무니없는 침략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명을 잘 따르면 조상의 사당에서 상을 주고 명을 잘 따르지 않으면 사직에서 죽여서 『서경』 「감서(甘誓)」에 나오는 말로, 우(禹) 임금의 아들인 계(啓)가 감(甘) 땅에서 유호씨(有扈氏)를 치면서 군사들에게 맹세한 말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명을 잘 따르면 조상의 사당에서 상을 주고, 명을 잘 따르지 않으면 사직에서 죽일 것이다.[用命賞于祖不用命戮于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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