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 우리 도(道)는 만고(萬古)에 끝이 없는 대도이니 천지간의 조화는 예측할 수 없어 작위(作爲)가 없는 가운데 변화한다. 그러나 하늘이 내린 시기는 지형이 주는 이로움만 못하며, 지형이 주는 이로움은 사람이 화합하는 것만 못하니 이는 대성인(大聖人)께서 경사(經史)를 통해 남겨 주신 말씀에서 유래하였다. 혼란한 법과 어지러운 도로 갑자기 부귀해지는 것이 상서롭지 못하다는 것은 대선생주(大先生主, 최제우)께서 전해 주신 거울과도 같은 말씀이다.
전해 듣자니 전라도 사람들이 대포와 말을 수습한다고 핑계 대어 말하면서 혹 도가(道家)에 침입하여 폐단을 일으키고, 혹 속가(俗家)에 들어가 금전과 물품을 갈취한다고 한다. 패악의 습관이 이처럼 그치지 않는다면 전해 내려온 훌륭한 말씀이 장차 어떤 지경에 놓이게 될지 알지 못하겠다. 각 두목들은 명심하여 이런 일들을 엄히 금하여 후회하는 지경에 이르는 일이 없도록 하라.
갑오년(1894, 고종31) 7월 17일
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