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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1894년 동학농민혁명기록문서 一八九四年 東學農民革命記錄文書
일러두기

그간에 오랫동안 소식이 뜸하였고 여름철이 이미 반이나 지나갔으니 그립고 울적한 마음이 매우 깊네. 이렇게 점점 더워지는 날에 벼슬살이는 계속 잘하고 있고 식구들은 잘 지내고 있는가? 지난 인편에 부친 편지를 큰아우가 받아 보았다니 위로가 되네. 또 전생서(典牲署) 주부(主簿)로 옮겨 사은숙배(謝恩肅拜)하였으니 이미 숙직에 나아갔으리라 생각하네. 관서(官署)의 상황이 전에 비해 황폐해졌고 번(番)을 드는 순서도 번번이 끊길 터인데 장차 어떻게 견뎌내겠는가? 시종일관 고달프니 이런 때를 당하여 푸른 하늘의 기러기가 절실하게 떠오르네. 참봉(參奉)이 순한 말을 얻어 단양(端陽, 단오) 후에 물길로 출발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과연 언제쯤 움직일지 한창 기대가 되네. 청동(淸洞)은 또한 무탈하다고 하는가? 모두 절실히 마음이 쓰인다네.

내 상황은 근래엔 조금 나아졌다네. 참판(參判)의 증상도 점차 나아가는 양상이지만 담수(痰嗽)가 고질병이 되었다고 할 만하네. 피골이 상접해서 언제쯤에나 예전대로 회복할지 알 수가 없으니, 바라봄에 매우 근심스럽네. 두 어린 손자들이 잘 자라고 있으니 다행이네. 완산부(完山府)의 성이 함락되었으니 참으로 큰 변고일세. 도백(道伯)반자(半刺)가 혼비백산하여 도망간 것을 다른 나라에 들리게 해서는 안 되는데, 이로부터 절개를 세워 의리에 죽는 사람은 말단의 직임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네. 최근의 전보(電報)는 어떠한가? 신임(新任) 도백은 이미 임지(任地)에 부임하였다고 하는가? 동학의 무리들은 기운을 기르고 있을 뿐이지 조금도 징계하여 고칠 뜻이 없으니 통탄스럽네. 직부(直赴)가 길을 떠나가기에 이를 부치네만, 참봉이 빠뜨린 것은 이미 길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네. 나머지는 이만 줄이네. 격식을 갖추지 못하였네.

갑오년(1894, 고종31) 5월 초9일. 백형(伯兄)

주석
완산부(完山府)의 성이 함락되었으니 1894년(고종31) 4월 전봉준 및 김기범(金箕範)ㆍ손화중(孫華中)ㆍ최경선(崔敬善) 등의 동학접주들과 함께 무장현(茂長縣)에 봉기한 농민군이 5월에 전주성(全州城)에 무혈입성한 사실을 가리킨다.
도백(道伯) 조선 시대의 지방 장관인 관찰사(觀察使)를 일컫는 말로, 당시의 전라도 관찰사는 김문현(金文鉉, 1858~?)이었다.
반자(半刺) 주ㆍ군의 장관 밑에 속한 관리로, 장사(長史)ㆍ별가(別加)ㆍ통판(通判) 등을 말한다.
직부(直赴) ‘직부회시(直赴會試)’의 준말로, 우수한 사람에게 초시(初試)를 면제하고 바로 2차 시험인 회시에 응시할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그 자격을 얻은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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