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보 (58) 11월 23일 ○ 좌수영이 동학당에게 주는 글 도(道)가 도이며 의(義)가 의인 까닭은 오로지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도이며 백성을 위해 생명을 지키는 의에 있다. 어찌 너희는 당명(黨名)을 도의에 탁(托)하여 성상(聖上)의 윤지(綸旨)를 따르지 않고 또 운현궁(雲峴宮)의 효유(曉諭)에 따르지 않고 끝내 귀복(歸服)하지 않는가? 오로지 기세등등하게 멋대로 백성을 잔학(殘虐)하고 군기(軍器)를 약탈하고 성을 함락하고 마을을 멸하며 꺼리는 바가 없다. 역적의 죄가 날로 심하고 반역의 모습이 이미 드러났다. 이것이 과연 도를 닦고 의를 향하는 자가 행할 바인가? 신인(神人)이 함께 분개하여 천주귀벌(天誅鬼罰, 하늘이 귀신에게 내리는 벌)을 면할 수 없는 바이다. 그런데 스스로 죄를 돌보지 않고 도리어 헛된 말을 전파하고 목소리를 과장하여 소요를 꾀하려 한다. 만 번 죽여도 그 죄가 가볍다. 너희 무리가 백만이라고 하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이를 섬멸하기를 그칠 것인가. 잘 생각하여 보전을 꾀하고 창을 버리고 귀화하여 후회를 남기지 말라. 개국 503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