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지 보고 1. 1895년 1월 8일 오후 7시 대구병참사령관 이즈노(伊津野) 소좌로부터 낙동병참사령관의 협의에 따라 영동(永洞), 청산(靑山) 사이의 동학도 진압을 위해 출장해야 한다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부하 1분대를 인솔해 즉시 대구를 출발했습니다. 2. 같은 달 10일 황간(黃澗)에 도착하니 이전에 출장한 구와바라(桑原) 보병 소위로부터 동학도는 이미 청산현에서 퇴각했다는 내용을 알려 왔습니다. 본관은 용산(龍山)을 거쳐 그 지역을 향해 공격할 것이므로 구와바라 소위는 율계(栗溪)로부터 청산으로 진행해 동학도를 공격하도록 명했습니다. 3. 같은 달 11일 청산에 도착하니 동학도는 이미 원암(元岩) 방면으로 퇴각했습니다. 다음 날인 12일 본관의 인솔 아래 구와바라 소위가 이끄는 2분대를 앞세우고 1분대 및 조선군을 본대(本隊)로 삼아 동학도를 추격해 수피(首皮)-청산의 서북쪽 약 2리-에 이르렀는데, 한 명의 동학도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더 나아가 장안(長安)-청산 서북쪽 약 4리-에 이르러서야 척후병을 발견하는 데 그쳤습니다. 동학도의 본대는 이미 종곡(鐘谷)으로 퇴각한 것 같습니다. 달빛을 이용해 야습해서 그들을 격파하기로 결의했습니다. 4. 오후 7시 장안을 출발해 본관은 1분대와 상주(尙州)의 조선군 2백 명을 이끌고 보은(報恩)으로 가는 본도(本道)를 행진했습니다. 구와바라 소위는 2분대를 이끌고 본도의 우측 산길로 행진했습니다. 5. 오후 9시 각 부대가 종곡(鐘谷) 부근에 이르니 동학도가 곳곳에 모닥불을 피우고 각자 추위를 녹이며 불의의 사태에 대한 대비는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때 우익(右翼)에 있던 구와바라 소위가 동학도가 매우 많으니 우익으로 병사들을 합쳐 공격하자고 했으나, 좌익(左翼)의 동학도도 역시 숫자가 많았기 때문에 병사를 합칠 수 없으니 양익(兩翼)이 각개 공격을 하도록 구와바라 소위에게 명했습니다. 6. 오후 10시 공격에 착수했습니다. 그들은 당황해서 저항하지 못하고 북쪽으로 달아났습니다. 우리 부대는 그 마을의 서부를 점령해 전투를 하면서 철야했습니다. 7. 같은 달 13일 오전 7시 다시 공격을 시작했는데, 구와바라 소위가 이끄는 2분대는 우익 산 위로 가고 좌익 산 위에 조선군 20명에 일본군 3명을 배치하고, 중앙 산 정상에 본관이 1분대와 조선군 180명을 이끌고 행진했습니다. 약 백 미터를 전진해서 전선(戰線) 배치를 완료했습니다. 8. 동학도는 종곡 북단의 고지 또는 촌락을 점령해 그 기세가 매우 창궐했습니다.-그 수는 약 만 명 이상- 전투가 무르익자 그들은 우리 양익으로 전진해 거의 포위된 듯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들이 여러 차례 중앙 돌파를 시도했고 한때는 기세가 자못 맹렬했으나, 우리 병사는 분투하며 이에 맞섰습니다. 9. 오전 9시가 되자 동학도의 제1선이 점차 박약해진 것을 확인하자 우리 군은 시기를 보아 전선에서 돌진해 적지를 완전히 점령했습니다. 그때가 오전 9시 반이었습니다. 10. 적은 동북방 삼거리 묘막(妙幕)으로 가는 길 산 정상에서 나뉘어 달아났습니다. 조선군에게 그들을 추격하게 했습니다. 11. 종곡에서는 동학도가 매우 난폭하게 흩어지고 인민들이 도피하여 우리 군을 급양(給養)할 수 없었습니다. 보은군에 이르러 부대를 주둔하고 패잔병의 동정을 살폈더니 북쪽의 속리(俗離), 청천(淸川), 청안(淸安), 음성(陰城), 괴산(槐山) 등지로 패주한 탓에 그 근방에서는 동학도의 형적을 보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같은 달(1월) 15일 구와바라 소위는 황간(黃澗)으로 돌아와 낙동에서 지원병으로 파견된 이세가와(伊勢川) 군조(軍曹)의 1분대와 본관이 인솔하는 1분대를 이끌고 낙동으로 돌아갔습니다. 12. 이번 전투로 구와바라 소위는 왼쪽 다리에 경상을 입었습니다. 또 상주의 조선군 1명이 부상했습니다. 13. 동학도의 사상자 수는 백 명-그 가운데 야습 때 검살(劍殺)한 자가 수십 명 있습니다. 또 상주 조선군의 보고에 따르면, 수령 정대춘(鄭大春)과 임규호(任圭浩)도 이번 전투에서 즉사했다고 합니다.-이고 노획한 소와 말이 수십 마리, 무기도 상당수 획득했습니다. 위와 같이 보고드립니다. 1895년 1월 17일 낙동(洛東)에서 후비보병(後備步兵) 제10연대 제2중대장 미야케 다케요시(三宅武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