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1일(양력 9월 29일) 수문장(守門將) 김기홍(金基泓)의 상소 엎드려 생각하건대 신(臣)은 활을 쏘고 말을 타는 집에 태어난 말단 무관일 뿐입니다. 정령(政令)의 가부(可否)에 대해 원래 감히 말할 수 있는 직에 있지는 않지만, 임금이 욕을 당하여 신하가 죽어야 할 때에 임해 한마디 말로 조그만 충성을 다하려 합니다. 신은 6월 초에 고향에 귀성하여 갑자기 이러한 흉악한 변고 소식을 듣고 격발된 울분이 쌓이고 병이 생겨 여러 달 동안 누워 있었습니다. 일전에 잠시 서울로 돌아가 김영선(金榮善)의 상소문 원고를 구해 보니, 그 절절한 글이 충의(忠義) 간담(肝膽)에서 나온 것이지만 아직 미진한 점이 있었습니다. 신은 만 번 죽더라도 이를 무릅쓰고 여기에 몇 마디 아뢰겠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명찰(明察)을 내려 주시옵소서. 갑신년(1884) 사흉(四凶)-박영효(朴泳孝), 김옥균(金玉均) 등-의 변에서 박영효는 바다를 건너 목숨을 부지하였는데, 역모의 죄를 따지면 흉악하고 또 참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금년의 난리에도 8명의 간사한 인물들[八奸]-안경수(安駉壽)ㆍ김가진(金嘉鎭)ㆍ김홍집(金弘集)ㆍ권형진(權瀅鎭)ㆍ김윤식(金允植)ㆍ김종한(金宗漢)ㆍ박정양(朴定陽)ㆍ조희연(趙羲淵)-이 박영효와 부화뇌동하며 은밀히 몰래 왜와 연결하여 전에 없던 변고를 만들었습니다. 실로 통분(痛憤)하고 걱정스러워 탄식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개화를 입으로 외치며 왜인을 불러 대궐을 침입하고 황송하게도 성상(聖上)을 깊숙한 곳에 가둔 데다 궁중의 재화를 다 취하고 각 군영의 군수품을 강제로 탈취하였으니 이는 즉 나라를 팔아먹는 행위가 아니고 무엇이며 ‘자주(自主)’를 말로 변명으로 삼고 ‘큰 대(大) 자’를 하나 더하여 제일 조약으로 삼았으니, 이것은 바로 나라의 형세를 고립시키려는 계책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정부 호칭과 관직명을 기묘한 신법으로 만들고, 관리와 이서(吏胥)들을 축출하니, 이는 바로 오랑캐의 관습을 배운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저 간사한 무리들이 왜국을 끼고 흉악한 짓을 하여 우리 열성(列聖)의 옛 법도를 폐기시키고 저 왜구의 끝없는 욕심을 충족시키려는 것입니다. 전하께서 깊이 생각하실 것을 엎드려 바랍니다. 아! 저 왜구는 본래 남쪽 오랑캐로서 의리를 전혀 모르고 함부로 갑신년의 사흉과 교제하고 지금 다시 8명의 간사한 무리의 흉계를 믿고 있습니다. 전하께서는 이에 과감한 결단을 내려 주시어 저 왜구를 토벌하여 임금을 무시한 박영효를 죽이시고 나라를 팔아먹은 팔간을 참수(斬首)하심으로써 조선 8도가 거꾸로 매달려 있듯이 위급한 상황을 풀고, 신과 사람이 함께 분노하는 수치를 씻으소서. 신은 매우 어리석고 학문을 전혀 알지 못하지만, 이처럼 국가가 위급한 상황을 보니 울분을 견디지 못하고 감히 제 지위에서 벗어난 말씀을 진달(陳達)합니다. 만일 신의 한마디 말이 채택된다면 주륙(誅戮)의 벌을 받더라도 조금도 피할 생각이 없습니다. 매우 황송합니다. 전보 [9월 30일 오전 2시 10분 부산발 같은 달 같은 날 오전 5시 착] 제6사단의 공병 하사 이하 25명을 고토(後藤) 소위가 이끌고 용궁(龍宮)으로부터 문경(聞慶)으로 가는 도중 어제 오전 9시경 석문(石門)-문경의 동쪽 5리-에서 동학당 약 6백 명과 마주쳤습니다. 그들은 지세가 험준하고 방어하기 쉬운 요해지를 이용해 치열하게 발포하고 방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진격하여 이를 격파하였습니다. 적의 사망자 2명, 부상자가 다수인 모양이지만 그들을 함께 구원해 사라졌습니다. 우리 군의 사상자는 없습니다. 그들의 진지와 가옥은 불태워 버렸습니다. 노획품은 화승총 63자루, 창 11자루, 깃발 4개, 말 3마리, 한전(韓錢) 30관(貫)입니다. 패한 적은 예천(醴泉) 쪽으로 도망친 상태입니다. 공병은 본대에 집합하게 하였으므로 패한 적은 다른 부대로 하여금 추격하게 했습니다. 대구 부근에도 불온한 조짐이 있어 그곳으로 부대를 보냈습니다. 다른 지방도 불온하다는 소식이 많습니다. 오로지 정탐 중입니다. 부산 후루카와(古川) 병참감 가와카미(川上) 병참총감 상석(上席) 해군 참모관 전보 [9월 30일 오전 9시 45분 부산발같은 날 오후 4시 55분 착] 공병의 노획품에 잘못이 있습니다. 화승총(火繩銃) 103, 칼 4, 창 3, 말 2, 한전(韓錢) 9관문(貫文)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부산 후루카와 병참감 가와카미 병참총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