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 서로 떨어져 지내는 것은 형세상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심정을 어찌 이루 다 말할 수 있겠느냐. 너희 형제가 무탈하다 하니 내가 항상 듣고 싶었던 말이고, 이곳 상황도 그런대로 좋다는 것 또한 너희들이 듣고 싶었던 말일 것이니, 모두가 바라는 바에 부합하는 것 같구나. 이곳에 경군(京軍)이 지나갔으나 특별한 소란은 없었고, 동비(東匪) 무리의 수괴를 수색하여 잡으려고 했으나 그리하지 못하고 단지 그 집을 불태웠는데, 주변의 인가에는 피해가 없다고 하는구나. 이달 20일 즈음에 너희 형제가 함께 와서 여기에서 해를 보내는 것이 좋을 듯하구나. 나의 바람은 단지 너희들이 몇 권의 책을 읽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니, 이른바 ‘가득한 황금이 한 권의 경서만 못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일꾼을 보낼 것인데 노잣돈 2전은 이미 지급했고 내일 점심밥을 싸서 보내겠다. 어떠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