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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 기사명
    동비에게 효유하는 글: 갑오년(1894, 고종31) 겨울에 소모영을 대신하여 지음

    원문보기 원문/국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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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살펴보건대, 천도(天道)가 선한 이에게 복을 내리고 악한 이에게 화를 내린다는 것은 《서경》에 남겨진 성인의 가르침이고, 인심(人心)이 교만한 자를 싫어하고 겸손한 자를 좋아한다는 것은 《주역》에 보이는 분명한 경계이다. 충성과 효도는 진실로 신하와 자식의 직분이니, 난신과 적자에 대해서 신령과 사람이 모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삼가 우리나라를 생각하건대, 국기(國基)는 단군(檀君)과 기자(箕子)에게서 이었고 국풍(國風)은 신라나 고려보다 고매하며, 삼천리의 강토는 평소 예의의 나라로 일컬어지고 500년을 전한 왕조는 문명의 교화를 일으켰다. 학교마다 글 읽는 소리글 읽는 소리가 들리니 선비들은 공자ㆍ맹자ㆍ정자ㆍ주자의 글을 익히고 온 나라에 성상의 교화가 넘치니 백성들은 신불해(申不害)ㆍ한비자(韓非子)ㆍ양주(楊朱)ㆍ묵적(墨翟)의 해가 없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전봉준(全琫準)ㆍ김개남(金開南) 등 패악한 무리가 동학을 만들어 남쪽 지역에서 난을 일으켰다. 처음에 영성(瀛城, 지금의 전북 부안군)에서 일어났는데 아직도 이 비장(李裨將)의 의연한 넋이 늠연하고, 나중에 풍패(豐沛, 지금의 전북 전주시)까지 이르렀을 때는 홍 절도사(洪節度使)가 뛰어난 무위(武威)를 떨쳤다. 조정에서 처분할 때 초멸하자는 주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황지(潢池)에서 무기로 장난하는 것으로 보아 특별히 너그럽게 용서하는 은혜를 베풀었다. 그러니 마땅히 더러움에 물든 것을 스스로 걷어내고 당장 교화된 백성으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마치 화톳불이 점점 타오르듯 끝내는 주군(州郡)을 공격하여 함락시키고, 마치 홍수가 범람하듯 이미 작은 마을들을 모두 휩쓸었다. 백성의 재산을 마구 빼앗고 인가를 불태웠으니 이는 차마 해서는 안 될 일이고, 세금을 강탈하고 무기고를 탈취하였으니 어찌 그것이 감히 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타이르는 조정의 신하를 곤장을 쳐서 가둔 것은 길 가는 사람도 모두 팔을 걷어붙일 일이고, 도호사(都護使)를 해친 것은 듣는 자마다 한심하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다. 처음에 일어났던 황건적(黃巾賊)은 잠깐은 비록 창궐했지만 결국 홍건적(紅巾賊)은 스스로 멸망에 이르렀으니, 실패한 전철을 따를 줄만 알고 전대의 거울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에 아주 어둡다면 반드시 머지않아 사망하게 될 것이니 어찌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지금 우리가 분한 마음과 충심으로 의로운 무리를 규합하였다. 지사(智士)와 용부(勇夫)가 다 모였으니 무기의 견고함을 논할 것이 없고, 지리(地利)와 인화(人和)가 모두 완벽하니 어찌 성곽(城郭)과 해자(垓子)가 깊고 견고하기를 기다리겠는가. 진격하면 취하고 퇴각하면 지켜서 스스로 마땅히 기미에 임하여 변화를 제어하며, 위로는 임금을 보좌하고 아래로는 백성을 편안하게 하여 단지 사설을 물리치고 정도를 지킬 뿐이다. 저들이 비록 백만이라 하지만 기승을 부리는 오합지졸에 불과하고 우리가 거느리고 있는 3천의 군사는 모두 다 용맹무쌍한 비호같은 군사들이다. 이러한 때에 지혜로운 자는 화를 돌려 복으로 만들고, 의로운 사람은 살기를 구하고자 하여 인(仁)한 본성을 해치지 않는다. 도를 함께한 우리 모든 사민(士民)들은 일찍이 열조(列朝)의 은택을 입어 대대로 충정(忠貞)의 뜻을 돈독히 하였으니 어찌 간사한 무리의 협박을 따르겠는가. 집안에 전해 오는 성현의 글을 따라 사설(邪說)이 해악이 됨을 일찌감치 알아야 할 것이다. 아! 저 흉악한 반역의 비도(匪徒)들은 실로 남쪽 백성들의 원수가 되었다. 귀신을 숭상하면서 어리석은 백성을 미혹시키니, 악을 함께하면서 서로 이루어 주는 모습이 안타깝도다. 대의에 의거하여 죄를 물을 것이니, 순한 덕을 지닌 자가 창성하게 됨을 알리라. 단련된 창과 연마된 칼은 날렵하기가 별이 내달리고 번개가 치는 듯하고, 내세운 깃발은 그 기세가 바람이 따르고 구름이 연합하는 듯하다.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으니 격문이 이르면 명한 대로 시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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