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변고에 원통하고 분한 마음을 어떻게 말로 다 하겠습니까. 손지(遜志)선생의 시에, 영화는 모두가 바라는 것이지만 榮華衆所慕 그 뜻을 이루게 되면 잘못될까 근심스럽고 志得虞咎愆 빈천하면 걱정할 것이 없지만 賤貧無可憂 다시 춥고 배고픔에 얽매이게 되네 復爲飢凍纒 이 두 가지에서 벗어날 길이 있으니 有能外兩途 자연을 따라 노니는 것이라네 逍遙循自然 만약 이 방도를 깨닫지 못하면 苟不悟斯道 무엇을 말미암아 이 마음을 펴겠는가 中心何由宣 나는 본디 부족하고 어리석어 曰余素寡昧 아직 성명의 근원을 알지 못하였으니 未達性命源 쉼 없이 이를 붙잡고 힘써 勵玆不息操 밤낮으로 안일할 겨를이 없다네 夙夜未遑安 공적을 떨친 이로 이윤(伊尹)과 주공(周公)이 있고 奮庸有伊周 검약에 처한 이로 민자건(閔子騫)과 안연(顏淵)이 있으니 處約有騫淵 성현의 가르침을 공경히 받들어 敬承聖哲訓 늙어 가는 말년에 위안으로 삼으리 庶慰遲暮年 하였습니다. 제가 요사이 이 시를 우연히 읽고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에 베껴 보냄으로써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대신하니 부디 그대는 마음으로 이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