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수] 백성 풍속 순박하고 예스러운 삼방내는 民風淳古三方內 숲을 끼고 산을 탄 몇 가호의 촌이라네 傍木駕山數戶村 곤궁한 마을이라 밥 지어 먹기도 어려워 竆蔀遽難炊桂玉 당장은 우선 전원을 마련하지도 못했네 當場姑未置田園 떠도는 신세 어느 겨를에 여유로운 은둔생활 이룰까 仳離奚暇肥於遯 타향살이에선 그저 곤경에 대처할 줄만 알 뿐이네 逆旅徒知處以屯 이웃 마을의 노인들 찾아와서 위로하고 싶어 하나 社老隣翁來欲慰 나는 좋은 곳을 고른 것이 아니라 잠시 살길 찾은 거라네 非吾擇勝暫圖存 [2수] 산골짝 촌마을에 깃들어 사립문 내고 棲息峽村門出衡 몇 개의 서까래 얽어 오두막을 이제 지었네 數椽蓬蓽始經營 때때로 자식들 책려해도 가르치기 어렵고 時時責子猶難敎 종종 노복에게 물어도 더러 농사 망친다네 往往詢奴或失耕 막다른 길에서 나그네 괴로움 모두 잊으니 竆道頓忘爲客苦 타향에서 부끄럽게도 선비의 이름으로 인정받네 他鄕愧許以儒名 못난 내가 외람되이 이웃의 기쁨 함께하는 복을 받으니 不佞猥荷同隣喜 마을 잔치 한등 아래에서 축하 술잔 기울이네 社宴寒燈賀酒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