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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율은집 栗隱集
일러두기

우리 대한에 변란이 잇따라 일어나 위태로운 상황이 자주 발생하니, 내적으로 혼란하고 외적으로 수모를 당하는 것이 운세(運勢)란 말인가? 살피고 삼가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가 겪은 변란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선조(宣祖) 때의 임진년(1592, 선조25)과 인조(仁祖) 때의 병자년(1636, 인조14)이 그 큰 경우이다. 임금은 파천하고 백성은 유린당했으며 용만(龍灣, 의주(義州))과 남한산성(南漢山城)에서는 위기일발이었다. 그 치욕을 아직 씻지도 못했는데, 근래 임오년(1882, 고종19)의 군란과 갑오년(1894)의 동학란 때는 이웃 나라의 힘을 빌리는 일이 있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시세(時勢)를 알지 못하는 자들은, 이미 스스로를 닦지 못하고 스스로를 뉘우치지 못한 소치임을 생각하지 않고 한갓 기수(氣數)에 탓을 돌린다. 아! 만약 문신들이 돈을 좋아하지 않고 무신들이 몸을 아끼지 않았더라면 어찌 한 나라의 백성이 노예가 되고 포로가 되는 지경에 이르겠는가. 그 근원을 궁구해 보건대, 탐관오리들이 동포들을 착취한 것이 원인이 되어 동비(東匪)가 일어났으며, 동비가 일어남에 이웃 나라의 군대가 출동했으며, 이어서 청나라를 등지고 러시아에 붙은 것이 이웃 나라의 유감을 낳았으며, 결국 합방이 되고 속국이 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겠는가. 그러나 이웃 나라는 정치 수단을 빠르게 손보아 과거의 오류를 혁신하였다. 도로를 닦아 다니는 데에 편리하게 하고, 전야를 개간하여 농사에 이롭게 하며, 학교를 일으켜 학생을 가르치고, 경찰을 엄하게 하여 도적을 잡으며, 공업과 상업을 확대하여 이용후생(利用厚生)을 도모하고, 서로 있고 없는 것을 무역하게 하였으니, 문명을 발전시킨 모습이 지난날의 완고하고 강제적인 정치에 비해 과연 어떠한가? 그러나 시골 촌구석의 동홍선생(冬烘先生)동홍선생(冬烘先生):겨울철에 방 안에 앉아서 불만 쬐고 있는 훈장이라는 뜻으로, 학문에만 열중하여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이 하는 진부한 말이 하나라도 도움이 될 가망은 만무하니, 전쟁터에서 불경을 외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나는 이 시끄러움이 언제 안정될는지 모른다. 그러나 변화는 통하게 되는 과정이요, 곤란은 평안하게 될 기미이니, 다만 순히 받아들이며 때를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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